힘 있는 자와 타협하지 않고 힘없는 사람들에게 고개를 숙이겠습니다. 위를 바라보지 않고 아래를 살피겠습니다. 가난이 자식들한테 되물림 않는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서민들의 친구가 되겠습니다. 힘없는 사람들의 희망이 되겠습니다.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대한민국을 저 강동윤이 여러분과 함께 만들겠습니다.

↑ 사진: 방송 캡처
젊은 나이, 당당한 패기로 무장한 강동윤은 차기 대권주자로 '혁신'과 '개혁'의 상징이다. 국민들을 위해 자신의 1000억 주식을 사회복지재단에 모두 기부하고, 장인어른의 비리까지 낱낱이 파헤치는 청렴하고 거짓 없는 정치인. 금슬 좋은 아내와는 세족식에도 참여할 만큼 깊은 사랑을 자랑하고, 자신의 안위보단 대한민국의 정치를 더욱더 긴히 살피는 이상적인 정치인이다.
가난한 집 아들로 태어나 권력에 대한 목마름으로 다져진 강동윤는 '욕망'과 '이중성'의 상징이다. 자신의 1000억 재산을 사회복지재단에 기부해 더 많은 국민들의 돈을 긁어모으고, 자신이 취하고자 하는 바를 위해 아내와 장인어른의 사이도 갈라놓는다. 자신이 무참히 살해한 아이와 엄마의 납골당에서 뻔뻔한 얼굴로 연설을 준비하고, 자신이 망쳐놓은 한 남자를 되려 위선자로 몰아세운다.
이처럼 철저한 이중성의 상징인 강동윤의 캐릭터는 드라마 '추적자'를 이끌어나가는 가장 큰 힘이다. 어쩔 땐 너무나도 똘똘 뭉쳐진 그의 욕망에 동화되어 악인이라 여겨진 그의 성공을 바라기도 하고, 절대 권력으로 비춰지는 서회장의 손아귀에 힘없이 무너져 내릴 땐 측은한 마음까지 들게 한다. 그리고 이처럼 표면에 드러난 강동윤의 이미지가 매력적이게 비쳐질수록 그 내면은 더욱더 검고 추악하게 대비되며 시청자들은 극 속에 완벽히 녹아들게 된다.
그의 이중성은 지난 9회에서 절정을 찍었다. 자신이 무참히 살해한 아이와 어머니의 납골당에서 거짓 위선으로 버무려진 참배를 하기로 한 그는 권력에 대한 욕심 앞에 자신이 무너뜨린 한 남자, 백홍석과 마주치게 된다. 자신이 저지른 모든 행적이 드러날 위기에 처한 강동윤은 이 상황에서도 침착하고 무서웠다. 백홍석을 향해 "날 쏘더라도 진실은 덮을 수 없을 것입니다"라는 말을 던진 그는 외려 백홍석을 권력에 빌붙은 기생충으로 만들었다.
결국 또 다시 구르고 뛰고 깨지며 강동윤 앞에 도달한 백홍석은 기 한번 제대로 펴지 못하고 강동윤의 말 몇 마디에 제압당했다. 설상가상으로 이젠 총까지 맞았다. 시청자들의 분노와 답답함은 또 다시 층층이 쌓여만 간다.
'불편함', 추적자를 보고 난 후 느끼는 가장 큰 감정이다. 이는 드라마가 더 이상 드라마가 아닌 현실로 다가오기 때문에 느껴지는 것이고, 화면 속 강동윤이 실제 우리 삶에도 존재한다는 암묵적인 인식이 있었기에 느껴지는 것이다.
이제, 자신의 심복인 혜라도 무참히 버린 강동윤은 검고 추악한 이중적 면모를 더욱더 적나라하고 깊숙하게 드러내고 있다. 그럴수록 더욱더 이상적으로 진화한 정치인으로서의 모습도 가져갈 것이고, 시청자들은 이러한 강동윤의 모습에 깊은 환멸을 느끼며 백홍석의 복수를 지지해나갈 것이다.
"큰 마차가 먼 길 가다보면 깔려죽는 벌레가 있기 마련이지"라는 사상 아래 거칠 것 없는 남자 강동윤, 이처럼 확실한 경계의 이중적 면모 아래 그가 펼쳐낼 악행의 끝은 어딜까. 드라마 '추적자'가 그려내는 불편한 진실에 시청자들은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다.
최인경 기자 idsoft3@reviewsta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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