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투브 조회 건수 5,000만 돌파,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장 막간 등장, 미국 음악전문방송 생방송 출연, 빌보드챠트 유트브 부문 2위 등. 얼마 되지 않은 시간에 벌어진 싸이의 근황이다.
불과 얼마 전 텔레비전에서 자신의 음악과 인생에 대해 말하는 것을 보았는데 어느 새 미국에 갔다 왔다고 한다. 그리고 온통 싸이 이야기이다. 선풍이 확실한 것 같다. 이런 현상을 어떤 사람들은 '강제 해외 진출'이라고 표현한다. 재치있고 재미있는 표현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조금은 풍자를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싸이와 그 소속사가 해외 진출을 위해 몇 년 전부터 많은 돈을 투자하면서 공을 들였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이 없다. 이런 점이 다른 한류 스타와 비교된다. 한류 확산을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후원을 하고 기획사가 전략적으로 투자를 하는 기존의 상황에서 싸이의 이번 일은 '강제 해외 진출'이라고 부를 만하다. 즉 해외 진출할 의도가 없었는데 의도하지 않게 미국에서 불러서 미국 진출을 하게 되었으니까. 그런데 이런 현상이 예외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런데 이탈리아 정부가 피자와 파스타 확산을 위해 오랫동안 예산을 들어 노력했다는 이야기를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 런던올림픽 폐막식에 등장했던 그룹 퀸의 음악을 한국에 알리기 위해 영국 정부와 소속사가 전력을 다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아마도 피자, 파스타, 퀸의 노래는 우리가 좋아서 수입했을 것이다. 이탈리아에서든 다른 나라에서든 먹어보고 맛이 있고 또 한국 사람이 좋아할 것 같으니까 한국에서 시작되지 않았겠는가.
노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문화란 강제로 진출하려고 해서 되지 않는다. 아무리 쏟아 부어도 그리고 노출의 빈도를 높여도 받아들이는 쪽이 별로라고 생각하면 소용이 없는 것이다. 정부도 문화 수입을 막을 수 없다. 북한이 아무리 남한의 드라마를 통제하려 해도 아주 많은 사람이 남한의 드라마를 보고 있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드라마 '겨울 연가'도 일본에서 한류 붐을 일으킬 것으로 겨냥하고 만들지 않았다. 우리가 만들고 싶은 대로 만든 것인데 일본에서 대히트를 기록한 것이다. 싸이의 노래도 미국 진출을 목표롤 만들지 않았다. 그저 하고픈 대로 한 것뿐이다. 그런데 유뷰브를 통해 보고 반한 것이다. 그래서 미국에 가게 되었다.
강제 해외 진출은 사실은 문화 교류에서 정상적인 방식이다. 다른 나라 사람들이 먼저 좋아하면 저절로 해외로 나아가게 된다. 우리는 우리가 하고픈 것을 하면 된다. 싸이는 자신의 방식으로 강제 해외 진출을 이루어냈다. 그리고 그것이 바람직한 길이다.
칼럼니스트 탁석산
사진=김병관 기자, 유튜브 화면
탁석산 기자 stonem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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