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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8월 2일 목요일

故남윤정씨 외동딸 “네 탓 아니란 말 남기고 떠나셨다”

[SBS E! 연예뉴스 l 강경윤 기자] "어머니가 힘들 게 혼자 가신 건 맞아요. 하지만 누군가의 죽음은 게임이 아니잖아요. 이제 자극적인 기사는 자제해주셨으면 좋겠어요."

2일 오전 9시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 장례식장 빈소 7호. 지난 1일 사망한 중견배우 남윤정씨의 빈소가 차려진 이곳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남윤정 씨와 생전 매우 가까웠던 동료배우 서승연 씨 등 지인 3명 만이 빈소 안을 지킬 뿐이었다.

"유가족과 인터뷰를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뒤 30분 여를 빈소 앞에서 기다린 끝에 남윤정 씨의 유족이자 무남독녀 신 씨가 남편의 부축을 받으며 모습을 드러냈다. 신 씨는 손에 쥔 커피 한 잔을 인터뷰 내내 단 한차례 입에 대지 못 할 정도로 매우 지친 듯 보였다.

아버지를 잃은 지 1년 만에 어머니마저 잃고 홀로 남겨진 신 씨의 심경을 누가 상상이나 할까. 그런 신 씨가 탈진 직전의 상태에 어렵게 나 선 건 고인이 된 어머니를 위해서 쏟아지는 자극적인 기사들과 숱한 억측들을 이제 종지부를 찍고 싶다는 의지였다.

◆ "아버지 돌아가신 뒤 사업운영으로 힘든 시간"

신 씨와 그녀의 외국인 남편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일 故남윤정 씨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신 씨와 남편은 그 자택에서 7월부터 남윤정씨와 함께 살았다.

"어머니가 스트레스와 과로 때문에 힘들어 했어요. 아버지가 1년 전에 사업을 운영하시다가 사고로 돌아가시자 그 충격이 너무나 크셨나 봐요. 한평생 연기만 하셨던 분이 사업을 운영하시려니까 힘드셨어요. 요즘 경기도 안 좋았잖아요. 사업할 때 아무도 믿을 수 없고 사람들은 어머니를 속이려고만 하니까."

신 씨는 그런 어머니가 걱정돼 매주 주말 어머니를 찾아 시간을 보냈다. 한국에서 강의를 하는 남편이 방학을 맞자 지난달부터는 아예 남윤정 씨의 집에 들어와 한집에 살았다. 사망한 당일에도 신 씨 부부는 어머니와 함께였다. "어제도 어머니랑 신랑이랑 함께 기분 좋게 시간을 보냈는데..." 신씨는 말끝을 흐렸다.

◆ "사인 밝힐 수 없었던 건..."

사인에 대해 묻자 신 씨는 "과로, 스트레스, 심장마비" 등이라고 대답했다. "고인의 명예 때문에 유족이 사인을 숨기는 건 아니냐는 추측들이 나돌고 있다."고 다시 한번 물었다. 신 씨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더니 남편과 한동안 고민을 했다. 이내 결심한 듯 입술을 깨물며 신 씨는 "어머니가 힘들 게 혼자가신 게 맞다."고 말했다.

"어머니가 생전에 '너무 감당하기 힘들다.'는 말을 많이 하셨다. 그런 어머니가 걱정돼 한 집에 살았던 거다. 어머니에게 하루하루 주어진 일을 하다보면 분명 끝이 올 것이라고 힘을 줬고 어머니도 꼭 견뎌내겠다고 약속했다. 극복하기 너무나 힘드셨는지 가셨다."

그렇다면 신 씨는 왜 어머니의 사인을 심장마비나 과로라고 했을까. 신 씨는 "어머니가 그렇게 안 좋게 가셨다는 걸 알리고 싶지 않았다. 제가 숨기면 숨길 수록 자꾸 이상한 보도가 나오더라. 힘들게 가셨지만 잘 보도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 "생활고 때문이라는 말, 너무 치욕스럽다"

신 씨는 자극적인 추측성 기사에 큰 상처를 받은 듯 보였다. 특히 일각에서 보도된 대로 "생활고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주장은 말이 안된다고 거듭 밝혔다. 신 씨는 "제가 있고 사위가 있는데 어머니가 생활고로 그런 선택을 했다는 건 정말 치욕스럽다. 내가 어머니를 버렸다는 말인가. 굳이 따지자면 사업을 하면서 진실하지 않았던 것들, 그런 게 어머니한테 너무 큰 배신감이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우울증이 직접적인 원인이었다는 것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신 씨는 "중년 여성들은 누구나 한번쯤 갱년기로 힘들어하지 않을까. 게다가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1년밖에 안됐다. 그 상황에서 우울증이 없었다면 오히려 그게 더 이상하다. 어머니는 약물치료를 받고 잘 극복하고 있었고, 나와 신랑이 계속 잘 돌봐주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 어머니의 마지막 말은 "사랑한다. 네 탓이 아니다"

故남윤정 씨는 외동딸 신 씨에게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너무 미안하고 죄책감 갖지 말고 정말 사랑한다고…. 그리고 엄마가 힘들어선 그런 것이고 네 탓이 아니라고, 그렇게 편지에 남기고 가셨어요." 지친 와중에도 강한 모습을 잃지 않았던 신 씨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신 씨는 마지막으로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떠올렸다. "어머니는 저에게 평생 다 주다가만 가신 분이에요. 나에게 모든 걸 주시다만 가신 분. 또 연기를 너무 사랑하던 분이에요. 늘 매일 녹화가 있었다고 하셨어요."

주위 사람들의 만류에도 인터뷰를 강행했던 신 씨는 남편의 부축을 받고 다시 빈소로 들어갔다. 신 씨는 일어서는 가운데서도 "제가 얘기한 것들, 이제 다 털어놨으니 가시는 어머니 힘들지 않게 잘 정리해주시길 바란다."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한편 남윤정은 TBC 공채 13기 탤런트로 데뷔해 '하얀거탑' '강남엄마 따라잡기' '연애결혼' '위험한 여자' 등에 출연했으며, 최근에는 JTBC 드라마 '아내의 자격'에서 김희애의 시어머니로 출연해 인상 깊은 연기를 펼쳤다.

발인은 오는 3일 오전 9시에 열린다.

( http://etv.sb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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