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의 예능 프로그램들이 북한에서도 높은 인기를 누리면서 북한 당국이 이른바 '남조선풍'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남조선풍'을 차단해야 할 북한군과 공안기관에서조차 남쪽의 대중문화가 인기를 끌면서 단속이 성과를 내지 못하는 실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 소속인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은 25일 '한류, 북한의 대중문화가 되다'라는 자료에서 "정부당국 및 대북소식통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이 SBS <런닝맨>, KBS <1박2일>, MBC <무한도전>과 같은 예능프로그램과 가요프로그램까지 즐기고 있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유재석·강호동 등 '국민 MC'들과 이효리, 2PM, 소녀시대 등 인기가수들도 덩달아 유명세를 얻고 있다"며 "북한 청소년과 여성들 사이에서는 한국 드라마를 모르면 대화에서 소외되고, 젊은 군인들이 입대 후 한국 영상물을 끊지 못하는 바람에 정신교육이 이뤄질 정도"라고 덧붙였다.
요즘 북한에서는 드라마가 한국에서 방영된 지 1주일이면 장마당에서 구입할 수 있다고 윤 의원은 설명했다. 한국의 인기 영상물을 CD판으로 구입하려면 북한 돈 1000~4000원을 줘야 하고, 한 번 대여하는 데 드는 돈은 200~300원 정도다. 성인물 가격은 북한 근로자 평균임금(2000~8000원)을 한참 웃도는 1만원에 달한다. 영상물 유통형태도 기존의 테이프, CD, DVD에서 USB나 외장형 하드 등 더 편리하고 대용량 저장이 가능한 매체로 변화하는 추세다.
현재 북한에서 유통중인 한국 영상물은 영화는 <조폭마누라> <공공의 적> <투캅스>, 드라마는 <천국의계단> <제5공화국> <순풍산부인과>, 오락물은 <도전골든밸> <런닝맨> <스펀지> <강심장>, 성인물은 <빨간앵두> 등 다양하다.
북한당국이 대량 복제·판매할 경우 공개처형에까지 처하는 등 단속을 하고 있지만 효과는 미미한 실정이라고 윤 의원은 전했다.
<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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