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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5월 30일 수요일

'진지 청년' 유아인이 말하는 '패션왕' 결말의 의미(인터뷰①)

[스포츠서울닷컴│박소영 기자] "우리 사는 인생의 욕망, 포인트 모두 허망하잖아요"

무채색 의상이 무척 잘어울렸다. 역시 '패션왕'이라는 느낌이 물씬 풍겼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조합이 어우러져 무겁고 진중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유쾌한 수다를 예상했던 것과 달리 배우 유아인(26)은 상상 이상으로 진지했고 지나치게 현실적이었다. 말 한 마디를 꺼낼 때마다 그는 생각의 생각을 거듭하며 무게감 있는 대답을 내놓았다. '찌질한' 강영걸은 없고 생각 많은 배우 유아인만 있었다.



자신을 현실주의자라고 표현한 유아인. /스타K엔터테인먼트 제공



'패션왕' 결말에 만족한다는 유아인. /스타K엔터테인먼트 제공

◆'패션왕' 결말, 허무한 죽음을 얘기하고자 했던 것

유아인을 만나기 전 인터넷 상에서는 수 차례 SBS '패션왕' 결말에 대한 여론의 의견이 분분했다. 22일 방송된 '패션왕' 마지막회에서 극중 강영걸(유아인 분)은 괴한이 쏜 총에 맞아 죽었다. 그 시각 이가영(신세경 분)은 정재혁(이제훈 분)과 함께 였던 까닭에 영걸이 죽은 것에 대한 팬들의 공분, 뜬금 없는 권총 사망, 누가 죽인 것인지에 대한 네티즌들의 설전은 뜨거웠다.

"엔딩에 대한 정답은 없죠. 해피엔딩이 좀 더 기분 좋고 주인공이 죽으면 좀 더 기분 나쁜 것일 뿐이에요. 왜 죽은 것 하나만을 두고 말이 많은지 모르겠어요. 결말은 미리 찍어놨던 거라서 거기까지 달려오는 과정과 감정이 힘들었죠. 살짝 구리긴 했지만 털옷을 입고 대단한 뉴욕 야경을 배경으로 홀로 죽어가는 게 정말 허망한 인생과 죽음을 보여주는 거죠."

'패션왕'은 2004년 방송된 SBS '발리에서 생긴 일' 이명우 감독과 김기호 작가의 합작품으로 화제를 모았다. 그래서 인물 구도와 감정의 대립, 극의 전반적인 분위기 등 두 작품이 닮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남자 주인공이 총에 맞아 죽는다는 결말은 꽤 흡사하다.

"'발리에서 생긴 일'을 아예 지울 순 없었죠. 감독과 작가의 의도도 그렇게 허무한 죽음이었어요. 욕망 또는 어딘가로 막 향하던 것들의 허무한 증발이랄까요. 저는 좋았어요. 인생 욕망의 포인트가 다 허망하잖아요. 그렇지 않다고 믿고 싶을 뿐이죠. 결말로 나아가는 과정은 조금 마음에 안들지언정 결말은 허망하게 죽어서 괜찮다고 생각해요."

대화를 나누는 내내 유아인은 깊은 생각에 잠겼고 진중한 대답들을 내놓았다. 혹시 싶어서 "염세주의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호탕하게 웃어제꼈다. 그리고는 "현실주의"라고 답했다.

"염세주의까지는 아니에요. 현실주의죠. 다만 현실이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으니까 그게 염세라면 그럴 수도 있죠. 삶의 해피엔딩 지점이 어디있겠어요. 우리 드라마로 희망과 행복을 얻으려고 하셨던 분들께는 죄송하죠. 그런데 우리의 욕망이 얼마나 허무하고 유치하고 찌질한 지는 충분히 전달했다고 생각해요. 그 점은 만족스러워요."



SBS '패션왕'에서 남자 주인공 강영걸을 연기한 배우 유아인. /스타K엔터테인먼트
제공

◆"영걸이는 정말 미숙한 아이"

유아인은 '연기를 잘한다'는 말보다 '그 캐릭터 자체'라는 얘기를 더 많이 듣는 배우다. 실제로 이번 '패션왕'에서도 그는 강영걸로 살았다. 이게 그의 연기 방식이다. 캐릭터를 사랑하는 그의 마음이다.

"영걸이는 자신이 가진 욕망과 앞날에 대한 열등감으로 가득찬 인물이에요. 그것마저도 재혁을 통해 알고 얻고자 하죠.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유치한 놈이에요. 저는 그런 영걸이가 너무 유치해서 귀엽더라고요. 영걸이는 미숙아니까요."

"'유아인 연기에 허세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제가 허세가 있는 게 아니라 영걸이 캐릭터에 원래 허세가 있는 거죠. 캐릭터와 배우 자체를 많이 혼동하시는데 그런 걸 보면 제가 연기를 잘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다만 내가 영걸이를 귀여워하는 만큼 시청자들도 그래줬으면 하는데 매력적이지 못해서 아쉬운 건 있죠. 불쾌한 걸 건드리면서 동시에 매력적으로 느껴져야 하는데 시청자들을 거부하게 만들고 사로잡지 못해 아쉽네요."

극중 영걸은 가영을 사랑하면서도 삐뚤어진 방식과 유치한 투정으로 그를 종종 놓치곤 했다. 이를 연기하는 유아인은 누구보다 답답했을 터. "그런 방식마저 가영에 대한 솔직한 애정표현 아니었나"는 질문에 유아인은 큰 한숨부터 내쉬었다.

"에유 그걸 표현한 거라고 할 수 없죠. 자기 기분 내킬 때에야 가영이한테 표현한 건데요. 예쁠래야 예쁠수가 없는 놈이죠. 그런데 아무리 욕을 해도 남자 주인공이 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졌다고 생각해요. 멋있는 남자 주인공만 있는 건 아니잖아요. 남자 주인공 캐릭터의 한계와 벽이 있는데 그걸 무너뜨리고 싶은 욕구는 충분히 충족 시킨 것 같아요.

"가영이가 '내가 진짜 원하는 걸 몰라?' 했을 때 영걸이는 진짜 몰랐을 걸요. 같은 자리를 맴돌다가 파국으로 치닫는 결말이었죠. 성인 남녀들이 뭘 얼마나 대단한 성장을 하겠어요, 이 지랄 맞은 세상.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퇴행하고 거꾸로 돌아가고. 영걸이, 재혁이, 가영이 모두 다 찌질하죠.
2편에서 계속.

comet568@medi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닷컴 연예팀ssent@med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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