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그렇구나..아~하~그렇구나'를 부르던 개그맨이 이렇게 '가수'로서 성공할 줄 누가 알았을까. 성만 붙이면 됐던 존재감('갤러리정')에서 이름만 불러도 다 아는 존재감('형돈이')으로 바뀔 줄 누가 알았을까.
정형돈 데프콘의 싱글 '올림픽대로'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형돈이와 대준이라는 팀 이름으로 지난 29일 발표한 싱글 '올림픽대로'는 30일 낮 11시50분 현재 음악사이트 멜론의 실시간차트에서 2위, 엠넷에서 9위, 올레뮤직에서 2위, 벅스에서 3위, 소리바다에서 3위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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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꼭 10년 전이었다. 2002년 KBS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해 '개그콘서트'의 '도레미 트리오' 코너에서 정형돈이 김인석 이재훈과 함께 '아~하~ 그렇구나~'를 코믹하게 외쳤던 때가. 정형돈은 또한 이 시기 '개콘'의 인기코너였던 '봉숭아학당'에서 배 뚱뚱한 갤러리 정 캐릭터로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이때만 해도 곱상한 얼굴에 뚱뚱한 외모로 눈길을 끌었을 뿐 본격적으로 '센' 혹은 '빵' 터진 이미지의 개그맨 캐릭터는 아니었다. 유행어는 갤러리 정의 '웨이러~미닛'(Wait a minute) 정도? 물론 이 무렵 그가 대기업 삼성전자 출신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기는 했지만. 그러다 2005년 MBC 문을 두드려 출연한 '무도'의 전신 '무모한 도전'은 그에게 도약의 날개를 달아줬다.
물론 처음부터 '대박'을 낸 건 아니었다. 무엇보다 정형돈을 정형돈답게 특징지어줄 '캐릭터'가 없었다. 심지어 '웃기는 것 빼곤 다 잘한다'는 동료들의 조크도 감내해야 했다. 정형돈은 당시 자신의 처지(?)를 '이러고 있다'라는 노래를 통해 하소연했다. 2007년 '무한도전 강변북로 가요제'에서 특유의 '진상댄스'와 함께 선보인 바로 그 노래다.
'..홍철처럼 웃겨볼까 이렇게/ 재석처럼 춤춰볼까 이렇게/ 명수처럼 화를 낼까 이렇게../ 타방송을 나가서도 잘 웃겨/ 라디오를 나가서도 잘 웃겨/ 게스트로 나가서도 잘 웃겨/ 왜 무한도전만 안 웃겨../ 서커스 프리킥 난 뭐든지 잘 할 수 있어/ 개그맨이지만 웃기는 거 빼곤 다 잘해..'('이렇고 있다')
이런 그가 결정적 날개를 단 건 2009년 정가은과 함께 tvN '롤러코스터-남녀탐구생활'에 출연하면서부터. 이 때 그가 보여준 '게으르고 지저분하고 배 나오고 느리고 먹을 것 좋아하는' 남자 캐릭터는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바로 그런 모습들이 당시 대한민국 평균남들의 진짜 모습이기도 했으니까. 정형돈에게 슬슬 '미친 존재감'이라는 별칭이 붙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이다.
평범하디 평범해서 오히려 얻게 된 이 '미친 존재감'이라는 수식어는 '무한도전'에서 마침내 완성됐다. 화려한 입담과 캐릭터로 가득했던 '무도' 멤버 중에서 가장 말수도 적고 웃기지도 않았지만, 멤버들이 정형돈 스타일을 따라하는 특집을 마련했을 정도로 그 잠재된 파괴력은 컸다. 더욱이 이런 그가 가끔씩 터트리는 개그 한 방은 결정타였다. 그는 비로소 '미존개오'(개화동 오렌지족의 미친 존재감)에 등극했다.
이 무렵의 자신감은 2011년 그가 정재형과 함께 '무한도전 서해안 고속도로가요제'에서 발표한 '순정마초'에서 잘 드러났다. 드디어 순정남이면서도 마초인 존재로 올라선 것이다.
'..난 그대를 뒤흔드는/ 사랑의 종착역 순정마초/ 날 가지려 해도 날 잡으려 해도/ 달밤의 미스테리 옴므파탈/ 난 그대를 정복하는/ 사랑의 파괴자 순정마초/ 나의 사랑을 버린/ 그대를 잊지 못한 죽은 심장/ 상처난 백합 순정마초..'('순정마초')
'아~하~그렇구나' 장단을 맞추던 무명의 존재감에서 '난 사랑의 파괴자 순정마초'임을 웅변하는 극강의 스타로. 정형돈은 이 변화무쌍했던 10년의 경험에서 터득한 소중한 가치를 자신이 직접 작사한 '올림픽대로'에서 쏟아냈다. 그건 '치열한 삶을 살겠다'는 강한 의지이자, '인생이 안 풀릴 때도 낙담하지 않겠다'는 긍정의 자세에 다름 아니었다.
'..살다보면 막히는게 많아/ 하고 싶은데 못하는게 많아/ 알아 인생이 짧은 것도 알아/ 그래서 오늘도 치열한 인생을 살아../ 뚫리고 막히고 뚫리고 막히고/ 뚫리고 막히고 허 알 수 없는 올림픽대로..'('올림픽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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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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