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 올림픽 중계방송 언어사용 실태조사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오늘 골든 레일을 만들어야 됩니다." "하프 아닌가요?" "풀 드로잉, 조준, 그리고 릴리즈, 폴로 스루", "자 이제 로드를 합니다"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6일 보고서를 내고 지상파 방송사들의 런던 올림픽 스포츠 중계에 외국어나 외래어 사용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2012 런던올림픽 스포츠 중계방송의 언어 사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수영, 유도, 양궁, 사격 등 올림픽 주요 경기의 중계방송에서 아나운서와 해설자가 외국어나 외래어를 마치 습관처럼 남용하는 사례가 잦았다.
방통심의위는 지상파 3사(KBS, MBC, SBS)의 남자 수영 200m, 남자 유도 -81㎏, 여자 양궁 개인전, 남자 사격 50m 결승전 중계 방송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양궁 중계에서는 '골드 레일(금메달을 목에 걸기 위해 걷는 길)' '풀 드로잉' '릴리즈' '폴로 스루' '슛오프(연장전)' 등의 외국어가 등장했다.
유도 중계에서는 '퍼펙(Perfect)한 경기' '하프(유효)' '탑 랭커' '리턴 매치' 등이, 사격 경기 중계는 '로드(장전)' '후리 피슬(Free Pistol)' '캐리어' 등이 각각 불필요한 외국어 사용으로 지적됐다.
수영 중계의 경우 '스프린트(단거리 종목) 전문 선수' '스퍼트' 등의 외국어가 사용됐다.
선수 출신 해설자들이 전문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거나 지나치게 어려운 단어를 쓴 경우도 적지 않았다.
'본인의 루틴(자신의 경기 운영 방식)을 생각하면서' '수사불패(雖死不敗·죽을지라도 질 수는 없다)' '스타트 블록(출발대)'이 일반 시청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표현의 예로 지적됐다.
보고서는 "일부 해설자가 승패에 너무 몰입해 흥분하는 모습을 보이거나 자신의 전문성만을 부각해 어려운 말을 늘어놓는 경우가 있었다"며 "시청자들이 편안히 즐길 수 있는 중계 방송을 위해 정확히 의미 전달이 될 수 있도록 용어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bkkim@yna.co.kr
(끝)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