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박기웅은 자신의 트위터에 "끝났다. 안녕, 나의 �지..."라고 종영소감을 남겼다. 이날 밤 '각시탈'은 종영했고, 박기웅이 맡았던 기무라 �지는 결국 자살을 택했다.
지난 2005년 데뷔 이후 박기웅에게는 '맷돌춤'이란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독특한 콘셉트의 이 CF는 당시 신인이었던 박기웅을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했다. 이후 그는 MBC 드라마 '밤이면 밤마다', '황금물고기', KBS 2TV 드라마 '연애결혼', '남자이야기', '천하무적 이평강', '추노' 등 많은 드라마에 출연했다.

특히 '각시탈'의 연출을 맡은 윤성식 감독의 첫 작품 '남자이야기'에서는 말더듬이에 약간의 자폐증도 있는 주식의 천재 '안경태' 역을 맡았다. 그는 소름끼치도록 놀라운 연기력을 선보였고 '박기웅의 재발견'이라는 호평도 받았다. 하지만 그것도 시청률 10%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랬던 박기웅에게 이번 '각시탈'의 성공은 특별했다. 다른 드라마와 달리 '각시탈'은 연일 자체시청률을 경신하며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고, 그가 맡은 기무라 �지는 그가 이제껏 쌓아뒀던 연기 내공을 한꺼번에 보여줄 수 있었다.
극중 기무라 �지는 형 기무라 켄지(박주형)의 죽음을 계기로 180도 달라졌다. 누구보다 착했던 소학교 선생님에서 광기 어린 눈빛을 가진 종로 경찰로의 극단적인 변화였다.
하지만 대중들은 그런 �지의 변화에 이질감을 느끼지 못했다. 약자인 조선인의 편에서 그들을 돕던 그가 형의 죽음으로 그들의 반대편으로 돌아서면서 흔들리던 그의 표정을 통해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지의 마음을 보여줬다.
또 각시탈을 알아내기 위해 오목단(진세연)에게 채찍을 가하던 �지이지만 오목단의 얼굴에 난 상처에 "얼굴은 왜 그런거야"라고 걱정하던 그의 눈빛에는 여전히 오목단에 대한 사랑이 남아있음을 알게 했다.
이강토(주원)가 온갖 고문을 받으며 "날 잡아줘서 고맙다. 어쨌든 내가 이렇게 잡혔으니 내 손으로 널 죽이는 일은 없을 테니까"라고 말하자 차가운 표정에서 잠시 연민어린 눈빛으로 흔들리는 �지를 대중들은 미워하지만 증오할 수 없었다. 그는 이처럼 짧은 순간 변하는 감정도 놓치지 않고 섬세하게 표현할 줄 아는 배우였다.
'각시탈'이 박기웅에게 대표작이 될지 진짜 대표작을 만들 수 있는 발판이 될지 아직은 알 수 없다. 하지만 '각시탈'은 분명 박기웅의 연기인생에 있어서 새로운 터닝 포인트가 됐다.
[박기웅. 사진 = KBS 2TV '각시탈' 방송화면 캡처]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pres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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